동형암호 기술 각축전…”한국 혜안 세계 1위”

 

IBM이 최근 암호화된 데이터 자체를 분석할 수 있는 완전동형암호(FHE, Fully Homomorphic Encryption)’ 기술 시험 서비스를 최근 발표했다.

IBM 리서치와 IBM Z에서 개발한 새로운 FHE는 클라우드 또는 타사 환경에서 데이터가 암호화된 상태에서 처리하거나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기술이다. 

동형암호 기술은 4세대 암호 기술로 기존 암호화 방법과 달리 암호화 상태에서 데이터를 결합하고, 연산·분석 등이 가능한 차세대 수학 기법이다. 이 기술은 생체정보, 금융정보 등 데이터 보안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

IBM 완전동형암호(FHE) 출처: IBM

IBM은 “원래 FHE 계산은 일상적으로 너무 느렸다. 암호화 없이 평문일 경우 수초가 걸리는 계산이 암호화 상태에서는 수일 또는 수주가 걸렸다”며, “하지만 이번 실험 결과 FHE가 이제 비트 당 초 단위로 수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데이터 유출은 기업의 주요 보안 문제 중 하나다. 현재 암호화 기술은 저장 및 전송 중에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분석하기 위해 복호화(평문으로 해독) 과정에서 데이터가 탈취 및 유출위험이 있다. 

가트너(Gartner)는 2025년까지 기업의 최소 20%가 완전동형암호화 작업 예산을 책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동형암호 기술은 현재 한국이 세계 1위다. 지난 12월 10일 열린 국제 유전체 정보분석 보안경진대회(Secure Genome Analysis Competition) ‘iDASH 2020’에서 서울대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팀이 예일대와 알리바바 등 세계 36개 팀을 제치고 ‘혜안’(HEaaN)을 활용해 우승했다. 특히 알리바바를 포함해 우승과 준우승팀 6개 중 4개팀이 혜안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대회 주최 측이 제공한 900여 명의 암호화된 유전체 변이 데이터를 동형암호 기술로 분석하고 어떤 종류 암인지 알아맞히는 대회였다.

참가팀 대부분이 선형회귀모델을 이용해 0.96대 AUC(Area Under Curve, 1에 가까울수록 모델의 성능이 우수함)를 얻은 것과 달리 천정희 교수팀은 인공신경망 모델을 이용, 제한 시간 5분을 모두 활용해 유일하게 0.98대 AUC를 기록했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이끄는 크립토랩이 개발한 동형암호 혜안(HEaaN). 출처: 크립토랩

천정희 교수가 개발한 혜안은 기존 동형암호들은 연산을 반복할 때 암호문 크기가 지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혜안은 계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작은 값을 버리면서 빠르게 계산하는 근사계산 방식을 창안해 계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유일한 동형암호 기술이다.

따라서 대부분 기계학습 및 의료데이터 분석 등에 실수계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보를 보호하면서 연산수행이 가능한 동형암호들 중 실수계산을 제공하는 혜안이 유일하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국민연금공단,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크립토랩이 공동으로 혜안을 활용해 230만명 국민연금 데이터와 KCB 신용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결합하고 분석해낸 첫 번째 상용화 사례를 선보였다. 분석 소요 시간은 14일가량 걸렸다.

김들풀 기자 it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