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용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구현

Nature Communications, Slim-panel holographic video display

홀로그램은 공상과학영화의 단골 소재인 만큼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친숙한 개념이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홀로그램’이 있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경험이다. 

홀로그램은 1947년 발명 이래, 현재까지 물체의 빛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기술적 한계로 상용화 단계에 가까워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원들이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연구에 나선지 8년 만에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얇은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전체 두께는 1cm에 불과하다.

연구 결과(논문명: Slim-panel holographic video display)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 10일(현지시각) 실렸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와 기존 3차원 디스플레이 비교.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는 ‘홀로그래픽 영상’, 홀로그래픽 영상을 표시하는 장치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라 말한다.

이번에 개발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에 홀로그램 영상인 펭귄과 북극곰을 띄운 모습 홀로그램 영상은 손가락과 홀로그램의 초점이 일치되지만 기존 3차원 영상은 손가락과 북극곰이 초점-수렴이 불일치로 나타난다.

특히,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는 3D를 구현하는 많은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3D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사람은 물체의 깊이를 인식할 때 양안의 시차, 두 눈동자의 각도, 초점 조절, 운동 시차(망막상에서 가까운 대상과 먼 대상의 이동 속도 차이) 등 많은 깊이 인식 단서들을 활용한다. 

대부분의 3D 디스플레이 방식은 이들 단서 중 일부만을 제공하지만, 홀로그램은 빛을 완벽하게 복제해 모든 깊이 인식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물체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격리 병동 환자를 위한 병문안, 가상 설계도, 내비게이션, 고대 유물 구현까지. 홀로그램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해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화면의 크기와 시야각의 상관관계’라는 커다란 장벽으로 인해 아직까지 많은 곳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홀로그램은 화면을 키우면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좁아지고, 반대로 각도를 넓히면 화면이 작아지는 한계를 지닌다. 30° 시야각을 가지는 풀HD 홀로그램의 크기가 2mmX1mm라고 가정했을 때, 홀로그램을 200mmX100mm로 보기 위해 크기를 확대하면, 시야각은 0.3°로 좁아지는 방식이다.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연구진은 이러한 좁은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BLU(Steering-Backlight Unit)’라는 특별한 광학 소자를 개발했다. 

S-BLU는 빛을 한 방향으로만 직진하게 하는 C-BLU(Coherent-Backlight Unit)라는 얇은 면 모양의 광원과 광선의 범위를 변경할 수 있는 빔 편향기(Beam Deflector)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10인치형 4K 해상도 화면은 0.6°의 아주 좁은 시야각을 제공하는데, S-BLU를 이용하면 관찰자 방향으로 영상을 꺾어 시야각을 약 30배 넓힐 수 있다.

연구팀은 좁은 시야각을 극복하면서도 시중에서 사용되는 평판 형태의 얇은 디스플레이로 홀로그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연구로 도출된 또 다른 성과는 홀로그램 계산을 단일 칩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를 이용해, 4K 홀로그램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FPGA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맞게 회로를 다시 새겨 넣을 수 있다.

홀로그램 계산에는 여러 방식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로 개발된 계산은 기존에 널리 사용되는 점 단위 연산 대신 면 단위 연산을 사용한다. 정보 유실을 막고, 과도한 샘플링을 하지 않는 조건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최적화한 후, FPGA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홀로그램을 계산했다. 즉, 홀로그램의 생성부터 재생까지 전체적으로 완성된 시스템 구현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 발표로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의 프레임 워크를 제시하고 상용화 가능성의 중요한 1차 관문을 넘어섰다.

김한비 기자 itnews@